정보 / / 2022. 9. 16. 00:32

비상선언 소개, 리뷰, 평가

비상선언

쿠팡플레이에 비상선언 이라는 영화가 출시되어 큰 고민없이 바로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포스터만 보고 엄청나게 기대했습니다. 초특급 배우들의 라인업, 그리고 좋은 영화를 많이 연출했던 한재림 감독 등 이 영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포인트는 많았습니다. 하지만 다 보고 난 지금, 이 영화는 한 마디로 '한국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의 미래와도 같은 초반부, 한국 재난 블록버스터영화의 과거와 같은 후반부'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만큼 초반부의 몰입감은 엄청났던 영화였습니다. 생각외로 할말이 많은 영화일수도 있어서 천천히 리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아래 본문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글을 읽으실 때 주의 부탁드립니다.)

비상선언 소개 - 매우 훌륭한 전반부

영화의 전반부는 정말 문제가 없습니다. 정말 감탄할 정도로 훌륭하게 연출했습니다. 등장인물을 소개하고, 영화의 주된 배경이 되는 비행기가 이륙하고 항공기 내부의 상황이나 모습들을 소개하는 방식들이 굉장히 몰입감있고 무게있게 연출되었습니다. 한 마디로 비상선언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300억에 가까운 제작비를 쏟아부은 만큼, 헐리우드의 그 어떤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못지않은 박진감과 몰입감을 선사했습니다. 물론 이 칭찬과 긍정의 표현은 영화의 전반부에 한합니다. 특히, 임시완이 연기한 감정을 알 수 없는 이 살인마 연기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논리도 없는것 같고, 감정도 제대로 없는 것 같은 이 불편한 캐릭터를 임시완은 훌륭하게 소화합니다.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빌런을 나타낼때 그가 왜 타락했는지 합당한 이유나 사연 또는 근거들을 소개하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비상선언에서는 그런 것들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그저 이 캐릭터가 얼마나 잔인하고 피곤할 정도로 불쾌한 캐릭터인지 연기와 연출을 통해 보여줌을 통해 특정 인물에 대한 증오로 번지지 않게 합니다. 또 항공기 내부라는 제한적인 공간을 활용하여 바이러스라는 소재를 효과적으로 사용합니다. 항공기 내부라는 특성 상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격리조치하는데 제한이 있고, 각각의 개인위생에 대해 신경쓰는 것도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에게 저항할 수 없는 공포심을 관객에게 느끼게 합니다. 특히나 2020년부터 현재까지도 우리와 함께하고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을 연상하게 하는 연출들은 현재를 살아가는 그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불안감과 공포심을 전달합니다. 한 가지 더 하자면,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액션들을 칭찬하고 싶습니다. 항공기의 기장이 바이러스로 인해 사망하며 항공기의 통제가 불가능 해지자 항공기가 요동치는 상황을 매우 실감나게 표현했습니다. 또, 경찰들이 유력한 공범을 추적하며 교통사고가 나는데 이는 실제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우 리얼하게 표현했습니다.

비상선언 리뷰 - 충격적인 영화의 후반부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중반 이후부터 이상하게 영화가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신나간 살인마의 등장과 항공기 내부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사람들이 감염되는 충격적인 모습, 또 통제불능의 항공기 내부의 모습을 통해 영화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집중력이 묘하게 흐트러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화에서 나타나는 위기들이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게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비상선언을 선포한 항공기의 착륙을 무작정 불허하거나 전투기가 출격해 민항기에 위협사격을 가하는 모습들은 이해가 잘 가지 않을 정도로 지나치게 현실적이지 않은 연출이었습니다. 특히나 비상선언 선포 후 일본으로 향하면서 영화에 대한 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는데, 서울과 도쿄 나리타 공항은 1시간정도의 거리입니다. 그런데 연료가 없고, 부기장의 몸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는 이유로 온갖 위협을 무릅쓰며 일본 나리타 공항으로 향합니다. 비상선언을 선포한 항공기를 무시한다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일본으로 착륙하는데 실패하면서 다시 기수를 한국으로 돌리게 되는데 이 시점부터 이 영화는 완전히, 완벽하게 무너집니다. 한국에 도착하려니까 착륙을 거부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그 시위를 본 항공기 내부의 승객들이 만장일치로 착륙을 포기하며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하면서 한국영화의 고질병인 충격적인 신파장면이 이어집니다. 저는 사실 여기서 영상통화장면은 거의 스킵했습니다. 착륙을 거부하는 시위를 한다는 표현을 통해 집단 이기주의의 한 모습을 표현하려 한것같지만 의도와는 다르게 와닿지가 않는 장면이었습니다.

비상선언 평가 - 배우가 아깝다

이렇게 화려한 라인업의 배우들이 출연했는데 겨우 이 정도의 영화라니 안타까웠습니다. 심지어 배우들의 연기마저도 그다지 인상깊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전도연 배우를 좋아하는데, 이런 훌륭한 연기력의 배우를 연출과 배역의 문제로 겨우 이렇게 밖에 못쓰나 하는 생각이 처음부터 끝까지 가득했습니다. 결국 영화의 엔딩 마저도 최악이 되어버렸고, 항공기 바이러스 테러 사건 이후 생존자들이 모여 파티를 하는 장면은 정말 앞뒤가 안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항바이러스제 후유증이 한명한테만 발생하는걸까요?) 압도적인 초반부에 비해 너무나 아쉬운 후반부였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역할마저도 얼굴을 아는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였는데 이래저래 매우 아쉽게 되었습니다.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도 희미하고 후반부의 신파 연출은 그야말로 최악이었으니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혹평이 쏟아지는 것들이 이해가 가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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