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 / 2022. 9. 20. 22:47

DP 리뷰1 - 모두에게 악몽같은 곳

DP

2021년 최고의 화제작이라고 하면 누구나 오징어게임을 말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2021년 최고의 문제작을 꼽아보라고 하면 평이 나뉘겠지만 저는 당연히 D.P라고 생각합니다. 비교적 다른 분들보다 늦게 시청한 드라마였는데, 배우들의 연기나 내용 자체는 오징어게임보다 훨씬 재미있게 봤던 것 같습니다. 제가 선정한 2021년 최고의 문제작 D.P 지금 시작합니다.

DP소개

군대, 누군가는 청춘의 숙제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만큼 대한민국에서 남성으로 태어나 20대에 접어들면 누구나 군대에 입대해야하고, 그 곳에서 수많은 경험들을 하게됩니다. 저도 전역한지 10년이 가까워지고 있는데, DP라는 드라마를 보고 군대꿈을 두어번 꿨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 드라마에서 묘사하고 있는 군대에 대한 묘사와 상황들을 통한 완성도는 매우 뛰어납니다. 각 에피소드의 구성, 인물들의 관계를 구축한 것과 그 디테일 그리고 극에서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연출의 결합까지 딱히 흠잡을 데가 없는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군대라는 소재로 이정도의 완성도와 작품성을 갖춘 드라마는 오랜만에 만나보는것같습니다. 소재가 군대라는 것에서 우리는 익숙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군대를 다녀왔던 다녀오지 않았던 주변의 수많은 군필 남성들의 입을 통해 군에서 벌어지는 가혹행위, 부조리 등 상식을 벗어날 정도로 심각한 수준 이라는 것을 누구나 인식하고 있습니다. 군대의 문화 또는 내부의 개선을 위해 참 많은 사람들이 움직였을 것입니다. 정치인들도 군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고, 언론을 통해 기자들의 보도로 군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군 내부 특유의 폐쇄성 때문인지 군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습니다. 하지만 DP는 조금 달랐습니다. 드라마 DP는 사회의 시선을 군대로 모이게 하는 데 성공했고, 그 힘은 엄청났습니다. DP가 넷플릭스에 오픈한 이후, 드라마 DP와 실제 군은 다르다고 국방부에서 기사를 낼 정도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문화가 가진 힘, 이야기가 가진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DP이야기

주인공 안준호의 이야기로 드라마가 시작합니다. 안준호의 집은 가난했고, 그는 어린시절부터 배달 알바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안준호는 그냥 호락호락한 캐릭터가 아니었습니다. 배달 일을 하다 겪게 된 억울한 일에 대해 분명히 항의할줄 아는 모습을 통해 주인공 안준호는 정신적으로 강한 캐릭터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약한 인물이라면, 이야기를 진행하며 이리 휩쓸리고 저리 휩쓸리는 모습을 보이며 이야기의 힘이 떨어질 것입니다. 결국 그렇게 안준호는 알바를 하다가 군에 입대합니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치고 비속어나 욕설을 섞지 않고 그 시절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 입니다. 지금까지 겪어온 일과는 너무나도 다른 경험을 하게 되고, 때로는 폭언이나 폭력을 사용해야하기도 하고 나 스스로를 버리고 다른인간이 되어야하는 순간도 있습니다. 그래서 남자들은 군에 다녀온 경험을 서로 앞다투어 웃으며 이야기합니다. 그래야 자신이 겪었던 더러운 기억들을 스스로 받아들일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준호의 훈련소기간이 지나갑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군에서 부조리가 가장 없는 조직의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준호의 훈련소 장면은 다소 빠르게 지나갑니다. 키 175cm 이상의 훈련병을 선별하고 이들은 바로 헌병으로 차출하여 보냅니다. 만약 175cm 이상의 훈련병들이 많았다면, 다시 177cm 이상을 뽑았을 것입니다. 이렇게 효율이라는 이름하에 정말 독특한 운영하는곳이 군대입니다. 이후 화면은 전환되어 신병이 되어 새로운 생활관에 있는 안준호의 모습입니다. 황장수의 폭력이 조석봉을 덮치고 다시 안준호에게 다가옵니다. 생긴게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가해지는 폭력들은 그야말로 현실입니다. 전형적인 약자의 사정을 봐주지않는 캐릭터입니다. 사회에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신분의 상승, 권력을 경험하고 자신의 알량한 권력을 지키기 위해 혈안이 된 자를 대변하는 캐릭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남자들이 이 황장수 캐릭터를 보면서 분노하고 또 한편으로는 싸늘함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군에 다녀온 남자라면 누구나 가깝든 멀든 황장수와 같은 인물을 한번은 마주쳤을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불편함과 분노를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황장수의 괴롭힘에는 선이 없고 그 선은 많은 것들을 아득하게 넘습니다. 이런 살벌한 분위기는 박범구 중사의 등장과 함께 없던 일처럼 변합니다. 이런 디테일도 좋았습니다. 박범구 중사의 만남 이후 주인공 안준호는 DP가 됩니다. 여기서부터는 일반적인 군생활을 한 남자들도 정확히 이해못하는 미지의영역입니다. 일반적인 군인들은 DP를 마주칠일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작정하고 탈영한 탈영병들을 잡는다 라는 컨셉에서 이 드라마는 다른 드라마와 조금 다른 길을 걸어갑니다. 안준호의 선임병인 박성우와 밖으로 나가서 탈영병을 잡아야 하지만 박성우는 구청장 아버지를 통해 편한 보직으로 들어온 인물이라 탈영병을 잡는데는 관심이 없습니다. 중간중간 감정 통제가 안되고 분위기를 싸하게 만드는 모습 또한 독특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만나게된 탈영병 신우석, 신우석의 서사는 그다지 자세히 나오지 않지만 늘 폭력에 시달린 캐릭터로 나옵니다. 안준호 또한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늘 어머니가 맞는 모습을 보며 자라야했고 피자집 사장에게도 꾸지람을 들었고 군에서도 폭력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신우석은 마치 안준호가 투영된 인물 처럼 그려지고, 술에 취해 안준호가 건넨 라이터로 신우석은 생을 마감합니다. 박성우에게 휘말려서 신우석을 구할 기회를 잃었다는 자책감 때문이 아니라 또 다른 자신을 죽인것과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우석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에서 그의 어머니와 누나가 방문했을때 박성우의 도를 지나친 발언을 듣던 안준호는 박성우를 거침없이 때립니다. 그렇게 임지섭 대위가 부임하고, 박성우 대신 한호열이 복귀하며 이야기는 또 새롭게 진행됩니다.

이번 글은 다른 글과 다르게 시리즈처럼 연재해볼까합니다. DP 리뷰 2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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