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 / 2022. 9. 21. 09:43

DP리뷰2 - 임지섭과 한호열

dp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극 중에 등장하는 첫 번째 탈영병이자 안준호와 거의 동일시되는 인물인 신우석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박성우에 대한 안준호의 하극상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하극상이 그다지 좋지 않지만 극 중 등장하는 박성우는 소위 '맞을 짓'을 한 캐릭터였고, 오히려 보는 이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습니다. 박성우가 입실하게 되고 극에는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며 진짜 dp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dp 두 번째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DP 두번째 이야기 - 임지섭

DP는 영리한 드라마입니다. 첫 번째 리뷰에서도 언급했듯이 군에 다녀온 군필자라 하더라도 DP가 어떤 일을 하는지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첫 에피소드부터 DP 임무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DP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떤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인지 또 어떠한 문제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 좀 더 주의 깊게 볼 수 있도록 하나의 장치를 만들어 둔 것입니다. 군 내부 조직을 욕하면서 드라마를 바라보기보다는 박성우가 얼마나 잘못한 것인지, DP는 어떻게 움직여야 탈영병을 잡을 수 있는지 또 궁극적으로 탈영병들은 왜 탈영을 하는지에 대해 좀 더 본질에 집중하게끔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첫 에피소드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등장인물이 등장합니다. 임지섭 대위와 한호열 상병입니다. 임지섭은 첫 등장부터 위병소 근무를 하고 있는 초병을 대하며 등장과 동시에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한호열 또한 어떤 캐릭터인지 군 병원 샤워실 신을 통해 그의 캐릭터를 보여줍니다. 임지섭은 부임과 동시에 DP를 정리합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다름 아닌 실적, 군탈체포조에게 더 많은 실적을 요구합니다. 박범구 중사와 첫 대면하는 씬에서 그의 캐릭터성이 또 한 번 나오고, 저는 여기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리 하급자라고 하지만 임지섭 대위는 박범구 중사에게 공격적인 태도로 대합니다. 일종의 기선을 제압하는 행위입니다. 남자들의 세계에서 또는 사회에서 이러한 모습은 종종 일어납니다. '기선을 제압하다', '기싸움을 하다'와 같이 직업 군인들에게서 자주 보이는 태도입니다. 특히나 장교와 부사관이라는 정말 애매한 관계에서는 저런 행동이나 태도들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기도 합니다. 말투를 좀 더 거칠게 하고 자신이 얼마나 성질 있는 사람인지를 보여야 우습게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일종의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인물들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장교생활을 했던 군 시절에도 간혹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부사관들에게 우습게 보이지 말라, 기싸움을 해서 너의 사람으로 만들어라 같은 말들입니다. 다행인지 저는 그런 행동을 하기 싫어하는 캐릭터였고 결과적으로 전역한 지 10년이 다되어가는 지금도 부사관 출신 친구들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어쨌든 극 중에서 박범구 중사는 실적 위주로 일하고, 간 보기를 좋아하는 상사를 만나게 되었고, 이러한 특성 때문에 탈영병 정현민을 잡을 때 둘은 크게 부딪칩니다. 임지섭은 점점 포악해지고 선을 넘기 시작합니다. 수방사와 연관된 사건을 해결해서 자신이 돋보이고 싶은 욕망도 있겠지만, 임지섭에게 박범구는 이미 자신의 영역 안으로 들어온 사람이고 몇 번의 기싸움과 간 보기를 통해 그를 이미 휘어잡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살짝 건드렸을 때 반응이 없으면 더 세게 건드려보고 그래도 반응이 없으면 건드리는 게 아니라 툭툭 치며 때리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유치하고 치졸한 행동이지만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은 군대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캐릭터들입니다. 캐릭터 하나를 통해 이런 디테일을 표현한 점들도 좋았습니다. 임지섭은 이런 부분을 통해 자연스레 군 간부의 입장을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결국 중요한 순간에 자신을 통제하지 못한 임지섭은 박범구에게 주도권을 빼앗기게 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자기가 원하던 대로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어설프게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준 후 기가 죽어버립니다. 이 역시 흔하게 볼 수 있는 상황들 중 하나입니다. 저는 임지섭이 처음부터 잘못된 전략을 세웠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같은 길을 가는 자기편, 동료로 만들었어야지 자신이 만만하게 보고 깔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했습니다. 이런 어설픈 전략은 학교에서나 통할수 있지 사회에서는 허락되지 않습니다. (임지섭 대위 역할을 맡은 손석구의 연기는 매우 훌륭했습니다. 실제 만나본 저런 캐릭터들의 사람과 매우 비슷하게 연기했고 욕설이나 무시하는 투의 말을 자주 하는 양아치스러운 모습의 캐릭터를 잘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DP의 또다른 주인공 - 한호열

박성우에게 하극상을 일으키고 영창에게 가게 되는 주인공 안준호, 그런 그를 선임인 조석봉은 친절하게 대해줍니다. 애니메이션 좋아하는 오타쿠이지만 착한 선임, 천사 선임의 모습을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착하기만 한 사람은 군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쉴 새 없이 임지섭 같은 캐릭터를 가진 사람들이 간을 볼 테고 이 착한 사람들은 그 간 보기에 넘어갈 테니 말입니다. 한호열이 생활관에 입장하는 씬부터 또 한 번 디테일이 드러납니다. 아직 그가 누군지 모르는 신병(후임병)들은 쳐다보고만 있고, 누가 들어오든말든 말년으로 보이는 사람은 그냥 누워있습니다. 운동을 하다 손을 휘적휘적 흔들며 인사하는 사람은 한호 열의 동기이거나 선임일 겁니다. 이렇게 생활관의 권력구도, 체계를 한 방에 드러낸 것도 인상적입니다. 황장수는 그런 한호열에게 또 시비를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후임인 한호열은 황장수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선임보다 후임이 많은 상황에서 말 그대로 '실세'인 한호열이 곧 전역할 황장수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호열은 안준호와 뽀글이 라면을 먹습니다. 처음 보는 사이이고 1년 가까이 차이 나는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 줄 아는 지혜로운 캐릭터였습니다. 당연히 DP조로서 함께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서로 어색하면 곤란하기 때문입니다. 한호열은 약간 판타지스러운 인물입니다. 아무리 천사 선임이어도 이렇게까지 후임병에게 잘 대해주는 선임은 없습니다. 까마득하게 차이나는 후임이고, 본인은 실세인데 개기는 것과 같은 말투를 해도 그는 별로 개의치 않습니다. 그래서 그의 서사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시종일관 긴장되어 있는 극 중 분위기의 숨통을 틔어주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물론 넷플릭스에서 DP 시즌2 제작을 발표했고 그가 왜 칼을 맞는 부상을 당하고 군 병원에 입실해있었는지 등에 대한 한호열에 대한 자세한 서사가 그려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군대 이야기라서 그런것지 모르겠습니다만, DP리뷰가 좀 더 길어질 것 같습니다. 해야 할 이야기가 많은 드라마니 까요, 그럼 DP리뷰 3에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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